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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소개합니다!

고슴도치의 우아함

by 써린템플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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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 책 소개와 서평

고슴도치의 우아함 표지
고슴도치의 우아함 표지

2006년 출간되어 2008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작가인 뮈리엘 바르베리의 작품 [고슴도치의 우아함]은 저에게 책이 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놀라움, 의외, 짜증, 재미, 답답함, 지루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 책을 2007년에 구입해서 책장에 고이 모셔두며 간직만 했던 책이었습니다. 결국 한참이 지나서야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한국어의 번역이 매끄럽지 않고, 지나치게 길고 난해한 번역으로 문장의 이해가 쉽지 않아 초반 200페이지까지 정말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하며 읽었습니다. 제 고민을 듣고, 불어나 영어로 읽으면 더 쉽게 읽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다고 지인이 그러더군요. 다들 한글인데, 읽어도 이해가 안 간다는 맹한 얼굴이 되어서 괴로웠습니다.

 

250페이지 정도가 넘어가자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주인공 르네와 팔로마의 성격과 수많은 생각들, 각양각색의 주변인들의 표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던 작가가 서문에 쓰기를  "처음엔 이 책이 어떻게 전개될 지 자신도 몰랐다"는 글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 자신도 스토리 전개를 계획하지 않았으니 초반이 그렇게 지루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진짜 스토리는 카쿠로 오즈라는 일본인 노신사의 등장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와 천재소녀 팔로마가 뭔가 숨긴 구석이 있는 독특한 수위 아줌마를 의심하면서 이야기는 화살같이 전개가 됩니다. 그리고 팔로마가 인생은 어항속의 물고기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다음번 생일에  자신이 사는 빌라에 불을 지르고 자살하려고 한다는 설정과 만약 인생을 살아갈 단 한 가지의 가치만 있으면 죽지 않겠다는 결심은 무척 당돌하고 어른으로써 무척 황당했습니다. 물론 어른들의 세계가 오만과 거짓과 진실되지 못한 가식으로 꾸미며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쩌면 사회 속에서 살기 위한 적응행동 중 나쁜 면만을 바라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천재 아이라고 해도 아이의 경험 부족으로 인한 편협된 시선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황당했던 것은 주인공이라 여겼던 르네의 갑작스런 죽음이었습니다. 길거리 거지를 구하기 위해 길로 뛰어들다 세탁소 트럭에 치여 죽음을 맞이한 르네의 마지막 생각들을 읽으며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왜 주인공은 늦게나마 이제야 행복의 문을 열수 있는 이 시점에서 죽어야 할까요? 그리고 그녀의 죽음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요? 미천한 신분의 여자는 지성의 유무와 상관없이 신분상승의 기회를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다 뭐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아닐지 말입니다. 글 중에 프랑스에 이민한 외국인들의 2세들이 취업과 자신의 가로막는 장벽에 불만을 가지면 당연히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고함과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는 팔로마의 생각에서 소름 끼치는 이민자에 대한 프랑스인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어난 신분이 미천하고,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의 가난한 수위이기 때문에 그녀는 돈많고 권력 있는 부자들에게 자신의 탁월한 지적인 부분이 노출되기를 꺼려했습니다. 아마도 그것을 통해 자신을 신분이 높은 부자들에게서 보호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인의 예쁜 언니가 돈 있는 자의 손에 놀아나 겁탈을 당하고 아이를 낳다 죽는 모습을 본 이후 그녀의 생각은 단단한 성벽처럼 그녀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르네는 높은 지적 능력로 부자들의 행동하나 하나를 비판하며 지적하고 못마땅해하면서도 겉으로만 아닌 척 모르는 척 바보연기를 했습니다. 자신을 숨기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고달픈 삶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부자들의 행동을 수준 낮은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시선은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그녀 자신도 오만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르네가 다정하고 유식한 부자인 일본인 부자 카쿠로와 대화하며 그녀는 서서히 달라지게 됩니다. 자신에게 진짜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말입니다. 다른 부자들은 르네의 신분과 직업으로 그녀의 모든 것(인격, 지적 능력)까지 모자라게 생각했지만, 카쿠로만큼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가 프랑스인이 아니라 일본인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녔을까 생각이 듭니다. 작가도 일본이라는 나라와 문화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이 글을 읽으며 무척 많이 느껴졌습니다.     

 

죽기를 기다리던 팔로마가 르네의 죽음을 통해 아끼던 사람이 죽었을 때의 슬픔과 아픔을 진짜로 느끼고, 그 와중에서도 피아노연주가  아름답게 연주되는 것을 듣고 인생에는 절망도 있지만, 그 속엔 아름다움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팔로마는 이제 이 세상 속의 아름다움을 위해 살아가기를 결심하게 됩니다. 작가는 인생 속에 아름다움이 많으니 슬픔이나 좌절로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가치관을 이 소설에 담고 있었습니다.

 

200페이지까지는 읽기 힘들고, 그 이후는 재미있게 읽었던 프랑스 책이였습니다. 프랑스인들의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의미는 충분히 있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생이 결국엔 아름다운 순간도 있다는 것도 말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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