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신 라의 숨겨진 이름
파라오 태양신라는 이제 더 늙어서 수천 살이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젊은 몸은 아니었다. 이를 지켜 본 이시스는 자신의 남편 오시리스를 파라오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계획을 성공하기 위해 토트 신에게 자문을 구하자 토트 신은 태양신 라에게 또 다른 비밀의 이름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비밀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면 파라오 태양신 라는 더 이상은 지상에 있지 않고 하늘로 돌아갈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이시스는 우라에우스라는 사나운 코브라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원래 세상의 모든 것은 파라오 태양신 라만이 창조할 수 있었다. 이시스는 나일강의 진흙으로 코브라의 형상을 만들어 파라오 태양신 라가 항상 다니는 길목에 두었다. 파라오 태양신 라가 처음 보는 형상이 신기해서 바라보자 파라오 태양신 라의 눈빛을 받은 진흙 덩어리는 바로 살아나서 날카로운 독이빨로 파라오 태양신 라의 뒤꿈치를 물어버렸다. 파라오 태양신 라는 처음 느끼는 끔찍한 고통에 몸서리를 치면서 이집트의 모든 의사와 마법사를 불러서 독을 해독하게 명령했다. 하지만 아무도 해독을 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이시스의 마법은 강력했다.
이시스는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파라오 태양신 라에게 고분고분하게 자신이 독을 없애 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자신에게 위대한 파라오 태양신 라의 이름을 알려주시면 마법을 걸어서 독을 제거하겠다고 하자 파라오 태양신라는 자신의 이름을 새벽의 케프라, 한낮의 라, 석양의 아툼이라고 알려주었다.
이시스는 그 이름을 그대로 넣어서 주문을 걸었지만 해독이 되지 않는 다며, 숨겨진 다른 이름이 있으면 비밀로 할 것이니 알려달라고 했다. 파라오는 점점 강력한 독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게 고통스러워 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비밀 이름인 아몬 라를 말해주고 말았다. 하지만 비밀을 지키라고 단서를 달며 이야기했다. 이시스는 바로 아몬 라의 이름을 넣어서 마법주문을 걸어 코브라의 독을 씻은 듯이 제거해 주었다.
하지만 자신 만의 비밀 이름이 알려진 이상 더 이상 인간의 모습으로 이집트를 다스릴 수 없다고 생각이 된 파라오 태양신라는 하늘로 올라가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동쪽 하늘에서 서쪽 하늘로 가로 지르는 여행을 마친 뒤 밤에는 두아트라는 지하세계로 들어갔다. 태양신 라는 파라오를 포기하고 지상에서 완전히 떠나게 된 것이다.
이시스의 완벽한 계획을 통해서 이제부터는 오시리스가 새로운 파라오의 세계를 열게 된 것이다. 이시스는 현명하고 강력한 마법을 가진 내조의 여왕인 것 같다.
이시스의 마법과 지혜로 남편 오시리스는 이집트의 파라오가 되었다. 그리고 이시스는 오시리스의 왕비가 되었다. 이들은 테베에 수도를 건설하고 그들의 지혜를 백성들에게 베풀며 이집트를 다스렸다.
아직까지 이집트인들은 원시적이고 미개한 상태로 사냥을 하며 살고 있었고, 농사도 지을 줄을 몰랐다.
그래서 오시리스는 법을 제정하여 질서 있는 나라를 세우고 신을 숭배하는 법을 가르쳤으며, 이시스는 야생상태로 자라던 보리와 밀의 씨를 모아 백성들에게 씨를 뿌리고 키우며 추수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곡식의 탈곡과 밀가루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델타 지방과 테베 지방 등 남부지방이 도시화가 되어가고 안정이 되자 오시리스는 이시스에게 정치를 맡기고 자신은 더 미개한 백성을 가르치고자 여행을 많이 했다.
파라오 오시리스의 죽음
오시리스는 세트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그는 심성이 잔인하고 난폭하였다고 한다. 그는 북이집트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자주 오시리스에게 못된 흉계를 꾸미는 것을 지혜로운 이시스가 막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트의 잔인한 계략에 오시리스는 휘말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 여행에서 돌아온 오시리스는 동생 세트가 개최한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이시스는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세트는 연회가 끝나면 자신이 만든 최고급 상자를 오로지 한 명에게 선물하겠다고 했다. 그 상자는 레바논에서 수입한 삼나무와 에티오피아에서 온 흑단을 가지고 만든 상자인데 금과 은, 상아 그리고 청금석 그리고 여러 가지 진귀한 보석으로 상감이 되어있었다. 그 상자를 가질 수 있는 조건은 그 상자에 딱 맞게 몸이 들어가는 사람이었는데, 손님들이 여러 명 들어가 보았지만 아무도 몸이 맞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그 상자는 오로지 오시리스의 몸에 딱 맞게 제작이 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오시리스에게 손님들은 그 상자에 들어가 보라고 권유를 했고, 세트 또한 파라오께서 얼마나 잘 맞는지 보여달라고 청하였다. 파라오는 의심 없이 그 상자에 들어갔고 자신의 몸에 딱 맞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다.
그때 세트는 바로 상자 뚜껑을 닫아 버리고 못을 박고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게 납을 녹인 물로 상자를 봉합해버렸다. 화려하게 장식된 나무 상자에서 파라오 오시리스는 너무나 허무하게 숨을 거두게 된다.
세트와 72명의 부하들은 나무상자를 어둠이 깔린 나일강에 버리고 말았는 데, 나일강이 범람이 되는 바람에 오시리스의 관은 델타의 타니스까지 떠내려 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시리아의 비블로스까지 흘러가게 된다.
한편 오시리스를 없앤 세트는 이집트 사람들에게 형 오시리스가 병에 걸려서 죽었으므로 자신이 이집트의 새로운 파라오라고 선언하였다.
오시리스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편 오시리스 14개 시신과 부활 편에서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과연 이시스는 어떻게 이 고난의 시기를 넘어가게 될까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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